고통이나 슬픔은 감추거나 억눌러야 하는 감정이 아니다. 개인적 성향과 사회적 체면 때문에 존중받지 못할 때, 고통과 슬픔은 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남아 병이 된다. 하지만 그 존재를 인정하고 조용히 감싸 안아주면 아무리 힘든 감정도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고통과 슬픔의 의미
육체적 고통이든 정신적 고통이든 상관없이 고통이란 하나의 경계를 넘어설 때 발생하는 이정표같은 것이다. 세포가 찢어지는 고통을 겪지 않으면 몸이 성장할 수 없고, 이성이 작용하지 않는 딜레마를 경험하지 못하면 정신이 성장하지 못한다. 그렇게 성장의 고통을 겪은 후에야 소년은 남자가 되고, 소녀는 여자가 된다.
슬픔이란 자신의 몸과 같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데에서 오는 깊은 상실감이다. 어느날 자고 일어났는데 팔 한쪽, 다리 한쪽이 없는 것과 같은 느낌, 늘 있던 그 자리가 심연처럼 느껴지는 극심한 공허감이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슬픔은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거부하고 싶더라도 거부할 수 없고, 그저 묵묵히 경험해야만 지나갈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고통과 슬픔을 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할당된 만큼의 고통과 슬픔을 경험하지 않고 뛰어넘을 수는 없다. 스스로 육체에 병을 만들고 마음에 우울증을 불러들여 거부하더라도 결국에는 받아들여야만 한다. 죽음이 자신의 현재 경계를 넘어 다른 경계로 넘게 해 주듯이 고통과 슬픔의 감정도 죽음과 똑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듯 고통과 슬픔도 피할 수 없다.
아래 글은 잭 콘필드의 ‘내려놓음’에서 들려주는 슬픔을 마주하는 방법이다. 슬퍼하는 사람 옆에서 조용히 다독여주는 그의 자상한 마음을 느껴보면서 자신에게 말하듯이 소리내서 읽어보기 바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로받아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잭 콘필드의 슬픔 마주하기
무언가를 상실할 때 우리는 비탄에 젖고 슬퍼합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소리 내 울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마음껏 슬퍼하세요. 슬플 때는 슬퍼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야 상실한 것을 인정하고 그 아픔을 치유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으니까요. 집착하는 마음을 놓아버리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그대로의 고통에 아파하고 비탄에 젖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온전히 자신을 슬픔에 맡기고 고통을 존중하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눈물과 통곡으로 당신의 비극을 맞이하세요. 명상과 기도를 통해 맞이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 노래로 맞이하고 싶다면 또 그렇게 하면 됩니다. 당신 마음이 이끄는 대로 그 슬픔을 맞이하세요. 오래된 슬픔과 현재의 고통을 직면할 때, 그 어떤 꾸밈도 없는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눈물과 슬픔을 존중해 주세요. 무감각하게 방어하고 자신을 중무장한다면 지금 당장은 슬픔의 고통을 비껴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슬픔으로부터 영혼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얻지 못하겠지요. 혼자도 좋고 친근한 동료와 함께라도 좋습니다. 누군가 나를 배려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슬픈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편하게 앉아서 심호흡을 합니다. 호흡에 집중하며 가슴속에서 일기 시작하는 모든 감정들을 자각하세요. 한 손을 들어 가슴 위에 얹고 아주 연약하고 부러지기 쉬운 존재를 어루만진다고 느끼세요. 그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호흡을 계속하세요. 이제 당신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상실과 고통의 상황을 떠올려보세요. 당신을 슬프게 한 사람, 그로부터 받은 배반의 상처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놔두세요. 가볍게 바라보세요.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깊게 감추어둔 슬픔과 상처가 한 켜 한 켜 드러나도록 천천히 하세요.
깊고 부드럽게 계속 호흡합니다. 고통과 눈물, 분노와 애증 등 모든 감정들이 스스로 흘러나오도록 합니다. 자비심으로 그것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세요. 그리고 스스로 떠나도록 연민으로 굽어보세요. 감정들이 떠오르고 존재할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음 한쪽에 허락해 주세요. 깊게 호흡합니다. 몇 번 반복합니다. 더욱 부드럽게 호흡하면서 그 감정들을 껴안아봅니다. 당신 자신과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게 자비를 베푸세요.
당신이 겪는 상실의 고통은 전 세계가 겪는 고통이기도 합니다. 자비롭고도 가볍게 그 고통들을 거두어내세요. 더 이상 그것을 당신만의 것으로 고집하며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비심의 한가운데에 내려놓으세요. 울고 싶다면 마음껏 울어도 좋습니다.
슬픔과 고통을 내려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눈물을 흘리는 일도 많겠지요.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건 없어요. 몸과 마음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요. 걱정하지 말고 믿어보세요. 당신의 몸과 마음이 고통으로부터 풀려난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배신으로 인한 슬픔과 고통의 기억을 종이에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노래를 불러도 좋고 춤으로 표현해도 좋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지혜가 고통을 통해 당신 내면에서 울려 퍼질 겁니다.
'- 의식의 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식] 호오포노포노, 내 삶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는 이유 (0) | 2022.04.20 |
---|---|
암 환자를 위한 사이몬튼 이미지 요법의 구체적 실천 방법 (0) | 2022.04.19 |
[의식] 붓다의 리더십, 예수의 리더십 (0) | 2022.04.18 |
댓글